
5년 전에 직속으로 같이 일하며 고생했던 회사 후배가 결혼 하는 날. 한 명은 중국 라인 현장에서, 한 명은 한국 본사에서 이슈를 같이 고민하던 때가 엊그제처럼 생생한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회사 일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열정적인 친구라 인생을 재밌게 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식장에서 결혼할 상대를 보니 본인과 닮은 사람을 만난 것 같았다. 노래와 춤을 좋아하고, 일도 열정적으로 하는 그런 사람을.
사연을 들어 보니 취미로 하는 밴드 오디션에서 만난 후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됐다고 한다. 메인 보컬과 기타리스트의 사랑... 뭔가 영화에서 볼 법한 스토리가 현실에도 있구나를 느꼈다. 신부 친구의 축사 중, 신부가 '이 사람과 결혼할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배우자가 될 운명은 정해져 있나 싶기도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식에는 혼자 가게 되었는데, 동시 예식을 진행하는 식장이라 밥을 미리 못 먹고 원형 테이블에 앉아서 식을 다 보고 식사를 해야 했다.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적당히 밥을 먹고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있었는데, 결혼식이 끝나갈 때쯤 옆에 계신 아버지뻘 되시는 분께서 스몰토크를 걸어오셨다.
신부측 손님이셨는데, 내게 몇 살인지, 회사는 어딘지 물어보시며 신부의 소식과 당신에 관련된 내용을 얘기해 주셨다. 이름을 대면 대한민국 누구나 아는 기업 중 하나의 임원이라고 하셨는데, 여자친구가 없으면 소개를 시켜주겠다는 늬앙스로 중매를 많이 서보셨다고 하셨다.
그리고 35년간 한 회사에 근무하셨고, 토요일마다 전일제로 부동산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계신다고 하시더니 식이 끝나고 가시기 전엔 명함을 하나 주고 가셨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한 분야에서 긴 시간 동안 성실하게 일하셔서 회사에서 인정 받고, 시간을 내서 인생의 2막을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니 참 멋진 어른처럼 느껴졌다.
회사 일이 바쁘다곤 하지만 요샌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이유로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고, 그렇다고 개인의 삶이나 미래를 치열하게 살지 않는 내 모습을 조금 돌아보게 됐다.
늘상 가는 결혼식 중에 하나라 생각했었는데, 결혼하는 후배에게서는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하객으로부터는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배울 수 있어서 의미 있는 날이었다.